LG그룹사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4분기 호실적 전망에 이어 계열사 분리에 따른 사업확장 기대감이 반영된 덕이다. 다만 4분기 일회성 이익반영, 외국계 헤지펀드의 그룹 분할 제동 등은 불확실성 요소로 꼽힌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LG그룹사의 4분기 연결실적을 비교한 결과, 지주사 포함 9개 회사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인 LG는 4분기 영업이익, 순이익으로 각각 5480억 원, 210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매 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LG디스플레이 역시 영업이익 2287억 원, 순이익 1193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는 LG 화학, LG전자, LG유플러스 등 주요 자회사 실적 성장으로 지분법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LG CNS 등 비상장 자회사 실적도 실적 증가를 견인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4분기 성수기에 이어 내년 영업이익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LCD와 OLED 생산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실적 극대화를 창출하고 있다”고 짚었다.
LG화학, LG상사, LG전자 등도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특히 LG화학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00%, LG상사는 2182%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른 계열사도 4분기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LG하우시스(376.1%), LG헬로비젼(308.7%), LG이노텍(55.6%), LG유플러스(13.6%) 등도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LG그룹의 인적분할 결정을 두고,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업 성장보다는 경영권 강화 명분에 방점이 찍힌 탓이다. 지난달 LG는 지주회사를 두 개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기존 자회사 중 LG상사(핀토스), 실리코웍스, LG 하우시스, LG MMA 등이 분리된다 .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의 경우, 사업적으로 분리해야 할 이유가 없지만 경영권 승계 이후 거론됐다”며 “전통처럼 내려왔던 LG그룹의 계열 분리라는 점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 간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이하 화이트박스)가 LG그룹의 계열분리에 반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LG 지분 1%를 보유한 화이트박스는 “이번 계열분리는 가족경영을 앞세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9월에는 LG화학의 전지사업부(현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두고 소액주주와 갈등을 겪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박스가 보낸 서한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향후 주주제안으로 들어가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다뤄질 수 있다”며 “인적분할 후 최대주주 간 지분교환을 통해 LG 오너쉽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지배력 안정은 가능하지만, 사업 확장과 주주 설득은 다른 문제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