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숙련 인력 품으며 생산 준비 박차…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계 인력 경력직 영입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착공 1년째인 완성차 공장은 설립의 7부 능선을 넘어섰고, 기존 완성차 제조사 출신 인력을 경력직으로 영입하며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실행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빛그린 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공장의 공정률은 70%를 넘어섰다. 현재 공장의 외부 골격은 완성됐고, 내부에 생산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계획보다 더 빠른 속도다.
지난달에는 공장에 전력 공급이 시작됐고, GGM 법인도 이달 중 공장 내부로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인력 채용도 차례로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경력직 사원을 뽑았고, 10월에는 처음으로 생산직도 채용했다. 총 70명을 선발하는 생산직 경력사원 채용에는 3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한 1005명이 응시해 14.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최종 합격한 생산직 경력사원 중에는 2년 전 한국지엠(GM) 전북 군산공장이 폐쇄되며 회사를 떠난 인력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상황이 어려워져 갈 곳을 잃은 노동자들이 동종 업계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이다.
GGM 관계자는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기존 완성차 회사에서 일한 인력이 생산직 경력사원에 지원했고, 일부는 채용됐다”라며 “경험이 있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GGM은 채용한 인력을 대상으로 업무수행능력 평가를 시행해 일부 인원은 그룹장(반장), 파트장(조장)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신입 생산직은 이달과 내년 상반기 중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로 했다.
광주형일자리 사업은 완성차 공장을 새로 지어 동종 업계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일자리가 절실한 지역사회와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 개선이 필요한 완성차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주 44시간 근무 △평균 초임 연봉 3500만 원 △35만대 생산까지 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지(임금 유지) △투명경영ㆍ상생경영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을 맺고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GGM 주주는 △광주그린카진흥원(21%) △현대차(19%) △광주은행(11%) 등으로 구성돼 있다.
GGM은 지난해 9월 법인 설립에 이어 12월에 공장 건설을 시작했지만, 올해 4월 노동계가 불참 선언을 하며 진통을 겪기도 했다. 노동계는 노동이사제 도입 등 애초 협약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요구하다 광주시의 중재 이후 사업에 복귀했다. 시는 GGM에 노사 관련 문제를 맡을 상생위원회를 신설하고, 광주상생일자리재단도 설립하기로 했다.
여전히 현대ㆍ기아차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꼽히지만, GGM은 차질없이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GGM은 내년 4월부터 시험생산을 거쳐 9월부터는 완성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10만대의 경형 SUV를 현대차에서 위탁받아 생산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자동차 산업에서는 노사 관계 개선과 임금 안정이 해결돼야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라며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 생산 원가 상승인 만큼, 청년을 뽑아서 공장을 운영한다면 생산 비용이 유리해지고 고용 효과도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언젠가 이들의 임금도 높아질 것"이라며 "광주시와 현대차, 근로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속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