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협상...영국·EU 수장 직접 담판 짓는다

입력 2020-12-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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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합의 없을 시 사실상 ‘노 딜 브렉시트’…이번 주가 합의 분수령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수장이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을 끝내기 위해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미래관계 협상과 관련한 전화 통화 후 공동 성명을 내고 “공평한 경쟁 조건과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 어업권 등 세 가지 문제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며 이들 이견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조만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상 마감 시한이 임박하자 ‘노 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것)’ 상황을 막기 위해 화상이 아닌, 대면 담판을 짓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약 90분 동안 전화로 협상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의 정확한 회동 날짜는 알려진 바 없으나, EU 정상회의가 이달 10~11일 예정된 만큼 이번 주가 양측 간 무역 합의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양측은 영국이 올 1월 말 EU를 탈퇴하면서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설정된 이행기간 안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협의에도 양측은 어업권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국이 브렉시트의 근거가 된 EU 탈퇴 협정의 일부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국내시장법안’을 추진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만약 영국과 EU가 이대로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 최악의 상황인 ‘노 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과 유럽 경제를 더욱 짓누르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상황으로 영국은 더 치명적인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 CNN은 “EU를 탈퇴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영국 기업들에 더 높은 비용을 의미하지만, 무역에 관련한 새로운 합의 없이 떠나는 것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미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휘청거리는 영국 기업들은 자국 수출의 43%를 차지하면서 4억5000만 소비자가 있는 시장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도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합의 없이 내년 1월 EU와 완전히 결별하면 국내총생산(GDP)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 더 감소할 것이며, 일자리 역시 내년 하반기까지 30만 개가 추가로 파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회원국들은 영국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비상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영국과의 합의가 도출될 경우 그 개요를 설명하는 자리가 되며, 그 반대의 경우엔 실패를 인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AFP통신은 내다봤다.

다만 영국이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통화에 앞서 자국의 ‘국내시장법안’ 일부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협상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과 EU는 지난 10월 공개된 영국의 국내시장법안을 두고 법적 대응에 이를 정도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측이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8일 세계 최초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영국과 EU의 FTA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백신 제조거점인 벨기에에서의 백신 수송에도 영향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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