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12월호…"확산세 감안하면 당분간 내수위축 불가피할 것"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최근 경기에 대해 “11월 중순 이후 신용카드 매출액의 감소 폭이 확대되는 등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의 하방압력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수요 개선에 따른 제조업의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됨에 따라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제조업에 대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까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제조업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10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이하 동일)보다 2.7% 감소했으나, 명절 이동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 9~10월 평균으로는 광공업을 중심으로 0.3% 증가하며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9월 7.3% 증가에서 10월 3.8% 감소로 전환됐으나, 11월에는 다시 4.0% 늘어 추세적인 감소세에선 벗어난 모습이다. KDI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와 같은 큰 폭의 교역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으면서 일평균 수출액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주가지수와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하는 등 제조업과 관련된 경기 지표는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비스업이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4일 200명을 넘어선 뒤 최근에는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달 24일 2단계로 격상됐으며, 8일 0시부터는 2.5단계로 추가 격상된다.
KDI는 “11월 중순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서비스업생산은 9월 0.1% 증가에 머물고, 10월에는 2.5% 감소로 전환됐다. 명절효과를 고려해 2개월 평균으로 봐도 마이너스다. 소매판매도 9월 4.3% 증가에서 10월 0.2% 감소로 전환됐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신용카드 매출액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카드 추정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 매출액은 11월 1~16일 1.3% 감소에서 17~29일 8.8% 감소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KDI는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난 2~3월, 8~9월보다 광범위하고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