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디지털’ 덮친 금융권…연말 인력 다이어트 돌입

입력 2020-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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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확산·수익성 악화 등
은행 지점 통폐합·명예퇴직 잇따라
카드업계, 퇴직자 창업 지원 강화
보험업계, 희망퇴직 상시화 추진

금융권이 연말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처하려면 인력 다이어트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전방위적인 감원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비대면 뱅킹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면서 인력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시중 5대 은행 중 가장 먼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받았다.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는 퇴직당시 월평균 임금 28개월치와 전직지원금 4000만 원 및 농산물상품권 1000만 원이 지급된다. 일반직원의 경우 80년생부터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데, 67~72년생의 경우 월평균 임금 39개월치와 농산물상품권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외국계 은행에선 SC제일은행이 지난 26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최대 38개월분의 급여와 최대 2000만 원의 자녀학자급을 지급한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희망퇴직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왔던 만큼 이달이나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희망퇴직 접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5대 은행에서 약 1800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의 퇴직자가 462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 370명, 하나은행 369명, 우리은행 325명, 신한은행 250명 등의 순이었다.

모바일 거래 등 비대면 서비스가 부상하며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다, 내년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면서 직원이 없는 지점이 신설되거나 기존 지점은 통폐합하는 분위기다. 인력 적체로 중간 간부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 해소도 시급하다. 국내은행 점포 수(지점·출장소 포함)도 2015년 7281개에서 올해 상반기 말 6592개까지 줄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상황과 점포수 축소 등 디지털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명예퇴직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줄어들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까지 추진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건비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카드는 퇴직자 창업을 지원하는 CEO플랜을 강화했다. 임직원이 퇴직 후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일부 직원들은 희망퇴직 신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사실상 인력감축 작업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상시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 중인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가입의무화와 모집 수수료 120% 제한 등 설계사 관련 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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