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근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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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내년 3월 기업은행에서 첫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것으로 노조의 경영 참여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노동이사제 전 단계 격이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는 아직까지 도입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불안감은 반감만 키웠다. 기업은행 직원들조차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데 굳이 왜 하려는지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는 것이다.
주요 금융회사 사외이사 제도는 줄곧 유명무실한 상태로 전락한 채 방치됐다. 사외이사 자리에 경영진의 측근이 포진돼 있고, 장기간 재직하며 거수기 역할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전관예우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비일비재다. 그 결과 금융지주들은 셀프 연임, 채용비리 등 문제가 계속해서 터졌다.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그 첫 번째 만남의 성사는 기업은행에 달렸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연초 취임하면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포함한 노사공동 합의문을 수용했다. 사실상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노사 간 의견 교환이 중요하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노조추천이사제와의 만남이 우리나라 기업 경영에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여 선진금융이라는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