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 비웃듯...사각지대 회사 내부거래 3배 더 많아

입력 2020-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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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규제 사각지대 해소 위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 입법 시급"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규제 대상 회사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간 상품·용역 거래가 규제 사각지대 회사에서 집중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각지대 회사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부당 이익 수취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만큼 이들 회사를 규제대상에 포함시키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입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공정위가 12일 공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2019년 12월 말 기준)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 기준 64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186곳(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 상장사 또는 20% 이상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금액은 8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 원 줄었다.

전체 거래금액에서 내부거래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11.9%로 1.0%포인트(P) 증가했다. 삼성, 현대차, SK 등 총수있는 상위 10대 집단 소속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 및 금액은 전년대비 모두 증가(6.3%P‧1조2000억 원)한 반면, 10대 미만 집단은 모두 감소(-0.7%P‧-8000억 원)했다.

사각지대 회사(343개)의 내부거래 금액은 26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 원 줄긴 했지만 규제 회사(8조8000억 원)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당 내부거래 금액도 사각지대 회사(800억 원)가 규제대상 회사(500억 원)보다 많았다.

사각지대 회사는 총수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30개), 규제대상회사의 자회사(197개), 총수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의 자회사(116개)를 말한다. 사각지대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로 규제대상 회사(11.9%)와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 (주)LG, KCC건설·코리아오토글라스, 태영건설 등 간발의 차로 규제에서 벗어난 총수 일가 지분율 29%~30% 미만인 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3.1%에 달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와 사각지대 회사 모두 계열사 간 내부거래 중 95%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규제 대상 회사보다 사각지대 회사의 내부거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규제 회피 속에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한 부당지원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공정위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려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사익편취 규제의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며 "현재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규제 사각지대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사익편취 규제 적용 계열사의 총수 일가 소유 지분율을 현행 상장사 30% 이상에서 비상장사와 같은 20% 이상으로 일원화하고, 규제 대상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규제 대상 회사가 210곳에서 55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표적인 사각지대 회사인 현대글로비스, (주)LG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대기업집단 가운데 효성이 가장 많은 규제 대상 회사(47개)를 보유하게 된다.

공정위는 입법 성사 노력과 함께 경쟁입찰 확산 등을 통한 자발적인 일감나누기 확산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와 사각지대 회사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어 중소기업 등으로의 일감 이동 유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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