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오버워치 '에임핵'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 아냐"

입력 2020-10-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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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판매 행위는 게임산업법 위반 '유죄'

게임 상대를 자동으로 조준하는 이른바 ‘에임(AIM)핵’은 법률상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이를 판매하는 행위 등은 게임산업법 위반죄가 인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의 상고심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씨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게임 ‘오버워치’에서 상대방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AIM 도우미’라는 프로그램을 판매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등을 훼손, 변경, 위조하거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악성프로그램)을 전달, 유포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게임산업법은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관련 사업자가 제공, 승인하지 않은 프로그램, 기기,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 목적으로 제작하는 것을 금지했다.

재판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상 ‘불법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박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 씨가 제작한 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프로그램은 이용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해당 이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돼 그 컴퓨터 내에서만 실행되고 정보통신시스템이나 게임 데이터, 프로그램 자체를 변경시키지 않는다”고 봤다.

또 “프로그램이 서버를 점거해 다른 이용자들의 서버 접속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 정보통신시스템의 기능 수행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게임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더라도 무조건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해 일명 ‘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가 형사상 처벌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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