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제비뽑기'까지 등장

입력 2020-10-13 17:57수정 2020-10-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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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 매물을 확인하기 예비 세입자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전셋집을 보는데 9팀이 줄서서 들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서 매물을 확인하는 경험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오늘 오전에 친정오빠 전셋집을 보러 같이 다녀왔는데 9팀이 줄서서 들어갔다"며 "심지어 조건이 현재 세입자가 (들어올 시기가)11월 말일지 12월 초, 중순일지 정해지지 않아서 무조건 다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결국 이 전셋집은 1차 가위바위보와 2차 제비뽑기를 통과한 행운아(?)가 차지하게 됐다.

전세값 67주째 상승…신고가 사례도 잇따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을 시행한 이후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고 가격은 급등하면서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랐다. 67주 연속 상승이다. 신고가 거래 사례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94㎡형은 지난 8일 전세보증금 17억 원에 계약됐다. 역대 최고가 거래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형도 지난달 25일 16억 원으로 최고가에 전세 거래됐다.

강남뿐 만이 아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77㎡형은 지난달 3일 7억 원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인근 벽산3차 59.88㎡도 이달 8일 3억7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불과 한달 전보다 5000만 원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에 정부도 해결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전세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서 저희도 안타깝다. 계속 정부가 추가적으로 대책을 강구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셋값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오히려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셋값 불안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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