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제 역할’ 못하는 3분기에 유동성 위기 커질라

입력 2020-10-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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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쌓아야 할 3분기 성수기에 적자 기록한 탓

▲국제선 및 국내선 운송실적 및 전년 대비 증감율. (출처=한국신용평가)

항공업계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업계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7~9월 국내 및 국제선 여객 수는 574만74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3122만5917명보다 81.6% 감소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항공 수요가 저조한 탓에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성수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업계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항공사들은 그동안 여름 성수기에 쌓은 현금으로 비수기인 겨울철을 버텨왔는데 올해에는 3분기에 현금을 쌓기는커녕 오히려 소진하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액은 1조8022억 원, 영업이익은 327억 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8866억 원, 영업손실 100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주항공은 매출액 756억 원, 영업손실 671억 원으로, 진에어는 매출액 514억 원, 영업손실 505억 원으로 예상된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안타깝게도 올해 여름 항공사들은 현금을 쌓지 못하고 소진했다”라면서 “게다가 국가 간 검역 없는 이동이 이뤄질 계획이 없기 때문에 연말 휴가 시즌에 이어 내년 봄까지 현금을 추가로 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ATA는 “업계에서는 2022년까지 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항공업계가 2021년에 월평균 50억~60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도 “이전에는 상반기에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이슈가 발생해도 3분기에 만회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러기 힘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도 항공업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은 수준”이라며 대한항공은 단기 상환 부담이 높은 점을, 아시아나항공은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4개 LCC의 합산 영업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유동성 위험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내년 백신 공급이 성공하더라도 항공업계의 정상화는 2023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업황 회복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고용을 비롯해 항공업계의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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