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법·공정법 개정 안된다는 경제계 마지막 호소

입력 2020-09-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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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가 정부의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입장을 또다시 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는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들 법안의 재고를 촉구했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함께 지난달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3% 의결권 제한규정 개편 등이 골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과징금 상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기업에 대한 규율 강화다.

경제계는 이 법들이 우리 기업들의 경영권 위협만 키우고 경영활동을 옥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갈라파고스 규제’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여야 할 돈을 경영권 방어에 불필요하게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그동안에도 이들 법안의 독소조항에 대한 문제점과 역기능을 수없이 지적해왔다. 경제계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등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이 외국 투기펀드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게 한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도 경쟁사업자의 ‘묻지마 고발’과 공정위·검찰의 중복조사로 사법리스크만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 기업의욕을 꺾고 비용부담만 늘리는 반(反)기업·반시장 규제들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존의 기로에 선 기업들의 위기 극복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들의 체력이 급속히 고갈되면서 나라 경제는 뒷걸음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내놓은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 국내 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가 작성된 2015년 1분기 이래 최악이고, 매출 감소폭은 1분기(-1.9%)의 5배에 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3분기에도 기업실적이 나아질 전망이 어둡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 법안들을 저지했던 야당까지 이번에는 여당의 법 개정에 찬성하겠다고 한다. 과거 경제민주화를 강조해왔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소신이라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기댈 곳도 없어진 기업들의 절망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 경제단체들의 공동 건의는 마지막 호소다. 국회는 이들의 절박한 위기감을 헤아려 한 번이라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위기에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기업 지원과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우리만 계속 기업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위기 극복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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