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 내는 단백질로 암세포 죽이는 '암 치료기술' 개발

입력 2020-09-14 10:03수정 2020-09-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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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I-한양대-울산대 공동연구,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 기술 활용

▲(왼쪽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한양대 김은혜 대학원생, KBSI 박상우 박사후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성수 책임연구원, 한양대 김영필 교수, (오른쪽 앞)울산대 이경진 교수, 울산대 김윤규 대학원생(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생물발광현상을 이용한 암세포의 광역학적 치료법 모식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광주센터 이성수 박사 연구팀은 한양대 생명과학과 김영필 교수 연구팀, 울산대 의과대학 이경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단백질로 암세포를 사멸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생체물질이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 발광(Bioluminescence) 현상을 응용해 외부에서의 빛 자극 없이 치료과정을 유도하고, 암세포 사멸 후에는 치료에 사용된 단백질이 빠르게 체내에서 분해되므로 부작용이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항암제와 같은 기존의 화학적 제제가 아닌 순수 단백질만을 이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이 치료법은 화학적 제제로 인한 부작용을 현저하게 낮춰 주는 것이 가능해 암 치료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노인성 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암치료 단백질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두 개의 단백질 부위를 결합시킨 구조다. ‘암세포의 세포막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빛을 내는 단백질 부위’와 ‘빛 자극으로부터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 부위’가 결합한 구조로 돼있다.

암세포에 결합된 단백질이 스스로 빛을 발생시키고, 이렇게 발생된 빛이 방아쇠로 작용해 암세포의 활성산소 농도를 높이고 세포를 사멸시켜 제거하는 원리다.

공동연구에서 KBSI 광주센터의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 기술이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치료과정을 분석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 기술은 빛에 대한 굴절률을 이용해 살아있는 상태의 세포를 전처리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KBSI 이성수 박사 연구팀은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세포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치료 단백질의 암세포 세포막 결합과정부터 단백질의 발광 현상과 이에 따른 암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 유도과정, 활성산소에 의한 암세포의 사멸과정까지 암 치료 전 과정을 실시간 분석했다.

KBSI 이성수 책임연구원은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응용하면 살아있는 세포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이번과 같이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제 개발은 물론 퇴행성 뇌질환 등 여러 질환의 발병기작을 이해하고 치료방법을 개발하는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 김영필 교수는 “생체물질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현상은 광량이 낮아 응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그동안 여겨져 왔으나,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보다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의 주요 기술이 됐다”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는 KBSI 박상우 박사후연구원, 한양대 김은혜 대학원생, 울산의대 김윤규 대학원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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