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고 고용보험 연내 입법 추진…14개 직종 우선 가입 검토
"사업주 부담 키워 일자리 위협" 반대…무계약 노동자 배제 논란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이하 특고)의 고용보험 의무 가입 적용을 위한 입법화가 재추진된다. 정부는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된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최소화되고, 2025년까지 취업자 2100만 명 고용보험 가입을 목표로 한 전 국민 고용안정망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특고 10명 중 6명은 정부 입법안이 사업주의 부담을 키워 오히려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이번 주 중 21대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개정안은 △특고 고용보험 의무 적용 △특고·사업주 실업급여 보험료 공동 부담 △퇴사일 전 24개월 중 12개월 이상 보험료 납부 시 실업급여 수급자격 부여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특고의 고용보험 의무가입 대상, 보험료 징수체계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추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해당 사안이 사업주의 부담과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로 연결되는 부분이기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정부는 소득 기준을 가지고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를 추려 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 소득기준을 월 70만 원 정도로 하고, 전속성(사업주에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이 비교적으로 높은 산재보험 적용직종 14개 특고(보험설계사·학습지교사·택배기사 등)의 고용보험 의무 가입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고용보험료 징수 체계와 관련해서는 일단 일반 가입자처럼 사업주와 특고가 매월 반반씩 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정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현재 추진 중인 전 국민 고용안정만 구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경연은 “고용보험에 따른 사업주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고용조정 압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특고의 고용보험 임의가입과 특고의 보험료 부담 상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노동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해 한시적으로 고용보험 밖의 노동자를 위한 실업급여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기금을 보전해준다는 규정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정부 입법안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보당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총연맹은 계약 없이 일하는 특고 노동자 다수를 배제시키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