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국내 ESG펀드,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이 없어...차별화 필요”

입력 2020-09-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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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펀드가 활발히 출시되고 있지만, 실상은 일반 펀드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1일 자본시장포커스에 실린 ‘국내 ESG펀드의 ESG 수준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형 ESG펀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ESG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균 ESG 수준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SG펀드는 사회적 책임을 금융에 적용, 투자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으로 위험을 줄이고 지속할 수 있는 수익 창출을 목표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올해 7월 말 현재 국내에 총 41개 ESG펀드가 출시된 상태며 이들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4618억 원에 달한다. 이를 국내 주식형 ESG펀드로 좁혀보면 순자산 규모는 2020년 7월 기준 3707억 원으로 3년 사이 222%의 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ESG펀드의 경우 평균 포트폴리오 ESG 점수가 51.71점으로, 일반 주식펀드 51.47점에 비해 약간 높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똑같이 ESG펀드로 분류돼 판매되는 펀드 간에도 실제 포트폴리오의 ESG 점수 수준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 연구원은 “ESG펀드 간에도 실제 포트폴리오의 ESG 수준은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절반 이상의 ESG펀드는 ESG 점수가 50점 이상으로 ESG 수준이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일부 ESG펀드는 40점 이하의 매우 낮은 점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준화된 ESG펀드 분류 체계나 공시지침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투자자로서는 현재 제공되는 투자설명서 상의 정보만으로 펀드의 ESG 수준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는 자칫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ESG 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 저하와 ESG펀드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차별화된 ESG펀드상품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ESG펀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원은 ESG펀드에 대한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유럽책임투자포럼(유로시프·Eurosif)의 SRI 투명성 코드 사례에 주목했다. 그는 “유로시프는 SRI 펀드에 관해서 정식투자설명서와 별개로 투자기업에 대한 ESG 평가방식, 포트폴리오 구성에 ESG 평가 결과가 반영되는 방식, ESG 평가 빈도와 주요 변경사항, 포트폴리오 사후관리와 통제 등을 추가로 공시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면서 “2018년 현재 유럽 내 전체 SRI 공모펀드 884개 중 800개가 이 코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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