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 환자 하루 8만명씩 증가...2분기 성장률 -23.9% ‘사상 최악’

입력 2020-09-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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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14억 인구 대국 인도의 처지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의 코끼리 인도 경제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무서운 기세로 불어나면서 새 진원지로 떠올랐다. 경제를 살리자니 바이러스가 번지고, 코로나19를 잡자니 경제가 죽어간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인도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23.9%로, 1996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24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든 영국과 스페인의 -22%를 웃도는 상황이다.

인도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39% 역성장한 데 이어 건설·무역·호텔 등 비제조업도 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경제 전 분야가 휘청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구가하던 인도 경제는 2017년 정점을 찍은 이후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성장률도 3.1%로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이 내려졌고, 상업·산업 시설도 모두 문을 닫자 실업자가 쏟아졌다. 주민 외출까지 금지되면서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그러나 전역 봉쇄라는 초강수에도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일자리를 잃은 이주 노동자들이 자신의 고향으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또 다시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경기 침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인도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또 다른 자충수가 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심해지면서 희미한 경기 회복 기대마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져서다.

인도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8만 명 가까이 쏟아지면서 일일 최다 감염국이 됐다. 7월 17일 미국의 이전 최고치인 하루 확진자 7만7299명을 추월했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도 362만1245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3위 최다 발생국인데,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고려하면 조만간 브라질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 수는 386만 여 명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 경제가 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인도를 덮친 악순환의 고리가 쉽게 끊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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