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푸대접 받던 이통통신 3사 주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식시장 변동성도 커지자 ‘언택트(Untactㆍ비대면)’와 ‘경기방어’ 특성을 모두 가진 이통 3사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유플러스는 전 거래일보다 3.33% 상승한 1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2.27%, 1.67% 상승하며 이날 코스피 상승폭(1.58%)을 웃도는 모습이다.
올 들어 이통 3사의 주가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5G(5세대 이동통신)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인터넷 플랫폼,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주 주도장세에서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7.69% 오르는 가운데 코스피 통신업종 지수는 2.49% 하락한 배경이다.
통신업 주가 반등은 이달 들어 시작됐다. 이달에는 통신업종 수익률이 9.38%로 코스피 수익률(5.22%)보다 4.16%포인트 앞선 상태다. 이통 3사가 올해 2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코로나 국면서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언택트 면모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스마트폰, 인터넷, IPTV 등 프리미엄 가입자가 증가했고, 5G 가입자도 늘어나는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397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2% 증가했다. SK텔레콤은 11.4% 증가한 3595억 원, KT는 18.6% 늘어난 3418억 원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이통 3사 모두 두 자릿수대 수익 개선을 달성했다.
SK텔레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비중이 늘어나는 외국인 자금 수급 호재까지 생기며 이달 들어 12.24% 오르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27일 이사회 개최 예정”이라며 “빠르면 이번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과 주주제고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LG유플러스는 이익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지만 주가는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상태다. 지난달 미국 국무부로부터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은 악재 탓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당장 화웨이 장비 교체를 명령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회사가 충분한 대안을 갖고 있다”며 “역사적 흐름으로 볼 때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낮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성장 주도주에 대한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실적 대비 주가가 낮고, 지수 조정에서 비교적 영향이 덜한 통신업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성장주 추격매수는 이들 주식의 주가를 급등시켰지만, 그 상승의 이면에는 성장주 매수 강도가 점차 얕아지는 위험도 존재한다”며 “개인 수급의 약화가 기존 주도주인 성장주 조정을 만든다면, 그 대안으로 이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주식들을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