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총괄 양제츠, 오늘 서훈과 부산서 회담…시진핑 방한 등 논의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회담이 오늘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인 데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여 이날 고위급 만남에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실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22일 부산에서 만나 회담 및 오찬 협의를 한다. 이를 위해 양제츠 정치국원은 전날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상태다. 이날 회담에서는 △양국 간 코로나19 대응 협력 △한반도 정세 및 남북대화 재개 위한 중국의 역할 △양국 고위급 교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시 주석의 방한 문제도 이날 테이블 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시 주석의 방한 협의가 가속화한다면 한중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양측의 이번 만남이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자칫하면 한국 정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담에서 미중 갈등이 거론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줄타기 외교’에 새로운 부담이 안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에서는 이번 중국 최고 외교관의 한국 방문이 워싱턴과의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아시아 이웃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미·중 갈등은 코로나19 책임론에서부터 홍콩 이슈, 신장 위구르 문제,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까지 전방위적으로 전선을 넓히면서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패권 전쟁 속에서 안보와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느 쪽과도 각을 세우기 부담스러운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는데, 이번 만남에서 중국이 지지 또는 최소한 중립을 요청할 경우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