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빌딩, 뉴욕 번영 상징이었으나 코로나 여파로 쇠락…새로 생긴 허드슨야드 랜드마크로 부상
뉴욕 번영의 아이콘이었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퇴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반면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허드슨야드는 뉴욕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시 외곽의 좀 더 저렴한 사무실이 각광을 받으면서 엠파이어빌딩은 사무실 세입자들을 잃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빌딩이 특히 소규모 사무실 세입자에 의존하고 있어 다른 오피스 빌딩보다 더 큰 타격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빌딩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아 입점한 소매 매장들도 어려움에 처했으며 큰 수입원이었던 관광 부문도 바짝 말라붙었다.
엠파이어빌딩 등 총 20개 부동산을 보유한 엠파이어스테이트리얼티트러스트(ESRT)는 “우리는 부채가 적고 입주율도 높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멀킨 ESRT 최고경영자(CEO)도 “현재 유례없는 경기악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SRT 매출에서 엠파이어빌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2분기 엠파이어빌딩 수입이 급감하면서 ESRT는 1960만 달러(약 232억 원)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의 1890만 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주원인은 지난해 350만 명이 방문한 엠파이어빌딩 전망대와 박물관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전망대는 7월 20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최근 2주 새 방문객이 수십 명에 그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망대 부문이 회복되더라도 사무실 임대 수요가 크게 줄어 엠파이어빌딩의 쇠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넌트리스크어세스먼트의 브래들리 티스달 CEO는 “허드슨야드와 같은 신규 오피스 단지에 비해 엠파이어빌딩은 소규모 세입자 비중이 크다”며 “이런 세입자들은 장기간의 수요 침체 기간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금력이 부족해 매출이 감소하면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허드슨야드가 엠파이어빌딩의 파이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 허드슨야드는 2012년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최첨단 오피스 빌딩에 럭셔리 아파트와 호텔, 명품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이미 뉴욕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뉴욕에지’와 벌집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관의 조형물 ‘베슬’ 등이 완공돼 뉴욕의 새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