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쇠락한 백화점 매장’ 물류센터로 쓴다

입력 2020-08-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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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파산보호 신청 백화점 체인 JC페니·2018년 파산보호에 들어갔던 시어스백화점 두고 논의 중…아마존, 배송 시간 단축 이점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JC 페니 매장이 영업하지 않고 문이 닫혀 있다. 118년 전통의 미국 대형 백화점 JC 페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플라노/신화뉴시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망한 백화점 매장의 심폐소생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과 미국 최대 쇼핑몰 소유주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백화점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에서 망한 백화점 점포들이 아마존의 물류센터로 변신하게 된다.

논의 대상에 오른 점포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5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백화점 체인 JC페니와 2018년 파산보호에 들어갔던 시어스백화점의 폐쇄된 매장이 있다. JC페니는 올 여름 154개 점포의 문을 닫겠다고 밝혔고 시어스는 지난해 11월 96개 점포 폐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측이 몇 개 매장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지 확실치 않지만, 사이먼은 미국 전역에서 총 20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JC페니 백화점 매장 63곳, 시어스 백화점 11곳이 포함돼 있다.

온라인으로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하는 해당 논의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쇼핑몰 쇠퇴와 전자상거래 열풍이 소매산업의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논의에 가속이 붙었다.

아마존과 사이먼의 의기투합은 유통과 물류가 빠르게 이커머스 쪽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WSJ는 평가했다.

아마존은 고객 거주지 근처에 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배송 최종 단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백화점은 주요 도로와 거주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물류 허브로서 매력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이에 아마존은 쇼핑몰의 주차장을 임대해 자사 배송 차량 집결지로 사용하는 등 이미 미국 내 쇼핑몰 사업자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크고 입지가 좋은 고급 실내 공간을 아마존에 제공하는 것은 사이먼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이번 논의는 쇼핑몰 소유주인 사이먼이 코로나19 여파로 놀고 있는 매장의 공실을 낮추는 게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류센터가 매장 방문객 수를 늘리지는 않기 때문에 쇼핑몰 소유주들은 빈 공간을 소매업체, 체육관, 영화관 등으로 임대하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받은 타격에서 아직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한편 사이먼의 다른 일부 임차인들은 아마존과의 거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통 공룡 아마존이 좋은 입지의 물류센터로 배송 경쟁력까지 확보할 경우 그들의 사업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물류창고 임대료는 레스토랑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저렴하다. 예를 들어 물류창고 임대료는 보통 평방피트 당 10달러에 책정된다. 그러나 레스토랑 임대료는 그 수배에 달한다. 백화점 임대료는 매출에 따라 평방피트 당 4달러에서 19달러까지 그 범위가 넓다. 그러나 아마존은 그 성장세와 양호한 재정 상황 덕에 신뢰할 만한 임차인이 될 수 있다고 WJS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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