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화면에 더 최적화된 필기…'카툭튀'는 아쉬워
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의 가장 큰 특징은 더 강력해진 ‘S펜’이다.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서 직접 체험해본 갤럭시노트20의 S펜은 확실히 이전 제품보다 지연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S펜 개선작업을 통해 갤럭시노트20의 경우 전작 대비 40%,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전작 대비 80% 반응 속도를 향상시켰다.
실제로 S펜을 써보니 마치 종이에 펜을 쓰는 것과 같은 완벽한 필기 경험을 제공했다. 기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노트9의 S펜 반응속도도 느리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새로워진 S펜과 비교해보니 차이점이 확연하게 체감됐다.
삼성전자는 향상된 AI 기술을 적용해 글씨 도형 패턴 등 수백만 건 샘플을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좌표 예측의 정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20Hz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빠르게 갱신함으로써 S펜의 반응속도도 향상됐다.
기존 S펜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마트폰을 동작시킬 수 있는 ‘에어 액션(Air actions)’은 특정 앱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정도였다면, 이제 어떤 화면에서나 S펜의 움직임을 인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S펜을 누른 상태에서 왼쪽 방향으로 꺽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가 실행된다. 오른쪽 방향 꺽쇠는 ‘최근 앱’, 위 방향 꺽쇠는 ‘홈’, 아래 방향 꺽쇠는 ‘스마트 셀렉트’, 지그재그는 ‘캡쳐 후 쓰기’를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자주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기능이 될 것 같다.
갤럭시노트20의 또 다른 장점은 오디오 북마크 기능이 적용된 ‘삼성 노트’다. 업그레이드된 삼성 노트에서는 필기와 동시에 음성을 녹음할 수 있다. 강의 내용이나 중요 발언을 손으로 메모할 때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복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카메라 성능은 이전 제품들과의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 워낙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실망할지 모르겠다. 다만, 동영상 제작 등에 관심이 많은 유튜버나 블로거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갤럭시노트20는 영화와 같은 21:9 비율의 8K 화질을 지원한다. 최대 초당 12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오디오 기능도 개선됐다. 3개의 마이크를 활용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사용자가 소리의 방향에 따라 오디오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핀 마이크로 활용해 선명한 음질의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갤럭시S20울트라에 적용됐던 100배 줌 대신 50배 줌이 채택된 점은 오히려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빼고 실용성 중심으로 ‘스펙 다이어트’를 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스마트폰 전체 기능 가운데 일부만을 주로 활용하고, 오히려 복잡한 성능과 기능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과 울트라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화면이다. 일반 모델은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울트라 모델에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그동안 갤럭시노트 마니아들은 S펜을 사용하기에 엣지보다는 평평한 플랫화면이 더 낫다며 꾸준한 플랫 디스플레이 채용을 요구해 왔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에 S펜을 가져가 필기를 하자 미끄러짐 없이 매끄러운 필기가 가능했다. 삼성은 일반 모델에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울트라 모델에는 엣지 디자인을 적용해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도 놓치지 않았다.
또 다른 점은 스마트폰의 후면 소재다. 일반 모델의 후면은 강화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했고, 울트라 모델은 글래스를 적용했다. 갤럭시노트20이 공개되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한 일반 모델에 회의적인 의견도 많았지만, 직접 만져본 갤럭시노트20의 후면은 오히려 지문이 덜 묻는 장점도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0에 은은하면서도 신비한 헤이즈(Haze) 마감을 통해 우아하고 차분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매트한 소재로 고급스러운 촉감과 지문 걱정이 없는 실용성까지 더 했다”고 설명했다.
후면 카메라가 튀어나온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있는 모습)’는 아쉽다.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을 때 먼저 닿은 후면 카메라는 다소 신경이 쓰인다.
한때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듀얼로 가게 되면서 카툭튀 모델이 등장했고, 이는 심미성을 떨어뜨리고 카메라 파손 위험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저해 하는 요소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카툭튀는 사라지는가 싶다가 트리플·쿼드 카메라의 등장으로 다시 카툭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만, 이 같은 디자인 역시 앞으로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