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2만 원 인상"…코로나에 노조 리스크 짊어진 현대제철

입력 2020-08-05 14:19수정 2020-08-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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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반등 가능성 적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기록할 가능성 커

▲현대제철 노조 포항지부가 지난해 10월 총파업을 단행했다. (출처=현대제철 노조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현대제철이 ‘노조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황이 예년보다 악화됐음에도 노조가 현실성 없는 기본급 인상안을 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5개 지회(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당진(하)지회)는 7일 사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관련해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요구안에는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생활안정지원금ㆍ노동지원격려금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노조는 지난달 소식지를 통해 “임금인상 산정 기준에는 경제성장률 전망치(2.3%)와 물가상승률(1%) 등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현대제철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산정 기준인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작금의 경제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마이너스 성장(-1.2%)을 예상했다.

더욱이 현대제철은 올해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철강 제품 수요가 예년보다 급격하게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에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전년 대비 최대 1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예년보다 30~40달러 상승한 톤(t)당 100달러 이상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 줄었다. 전기로 부문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적자를 기록할 뻔했다.

업황 회복이 더뎌 현대제철은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주요 자동차 고객사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며 “다만 판매량 및 스프레드(제품과 원료 가격 차) 변화를 모두 고려할 때 3분기 영업이익도 전 분기와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의 급격한 증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현대제철에 부담”이라며 “시장 반등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협상 때 노조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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