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화성 공략으로 주도권 탈환 별러…“일반인 우주비행의 전환점 될 것”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이 두 달간의 우주 체류를 마치고 이날 지구로 귀환했다. 크루드래건은 미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48분 남부 플로리다 해상에 낙하산을 펼친 채 해상에 내려앉았다. 미국 우주비행사가 바다에 착수해 돌아온 것은 45년 만이다.
스페이스X는 5월 30일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인 크루드래건을 2차 시도 만에 우주로 날려 보냈다. 2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62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며 우주유영과 과학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귀환은 결함 없이 제시간에 이뤄졌다.
크루드래건의 무사 귀환으로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탐사 경쟁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 현재 민간 유인 우주여행 산업을 주도하는 회사는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럭틱이다. 버진갤럭틱은 지난해 10월 우주 산업 회사 중 처음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기술력은 스페이스X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아직 궤도 밖으로 우주선을 보낸 적이 없다.
이번 귀환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우주개발의 주도권 탈환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기업이 만든 우주선에 사람을 태워 보내는 ‘민영 승무원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시행해 유인 우주선 개발에 앞장서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와 보잉 등 민간기업 2곳을 선정해 경쟁시키면서 개발을 촉진시켰다. 스페이스X는 관계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보잉보다 먼저 우주선 개발에 성공, 주요 우주 관련 기업으로 성장했다.
크루드래건은 NASA의 오랜 고민인 우주 개발 비용 절감에도 기여했다. 미국은 2011년 이후 비용 문제로 한 번도 유인 우주 왕복선을 보내지 못했다. 대신 러시아 우주선과 로켓을 빌려 우주비행사 1인당 7000만 달러(약 834억 원)의 비용을 내야 했다. NASA는 지난해 민간 유인 우주선의 비행사 1인당 발사 비용이 평균 5540만 달러라고 밝혔다.
NASA는 여기에 더해 태양계 밖 우주와 달, 화성 등 더 먼 우주개발에 주력함으로서 우주 개발 주도권을 다시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화성 탐사선을 잇달아 쏘아 올리며 미국의 우주 개발 강국 지위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발사된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는 지구와 달을 동시에 촬영한 사진을 보내며 순조롭게 항행하고 있다. 같은달 20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가 화성 탐사선 ‘아말’을 발사해 우주 개발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잠시 자존심을 구기긴 했지만, 미국은 지난달 30일 5번째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원조 우주 강국의 위상을 보여줬다. 이어 민간 유인 우주선이 무사 귀환하는 경사가 겹치며 미국의 아성은 굳건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