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올해 45% 올라…투자자들 고성장 기대 대형 기술주에 쏠려
애플은 전날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4대 1 주식 액면분할을 8월 말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날 주가가 10.47% 폭등했다. 이에 애플 시총은 1조8400억 달러(약 2191조 원)로 치솟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하자마자 2조 달러 육박한 시총으로 단숨에 세계 1위 기업에 오른 아람코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그에 따른 세계적인 원유 수요 위축, 유가 하락으로 올해 주가가 주춤해 애플에 1위 자리를 넘기게 됐다. 전날 아람코 시총은 1조7600억 달러였다. 사우디는 금요일이 정기 휴일이어서 증시가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애플 주가는 올해 약 45% 올랐다. 이에 시총은 올 들어 지금까지 5375억 달러 늘어났다. 반면 아람코는 1195억 달러 감소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코로나19 역풍에도 애플은 전 부문과 지역에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애플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1% 증가하고 시장 전망을 약 14%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속에서 투자자들이 확실한 성장이 예상되는 대형 기술주에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올 하반기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에 대응하는 새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도 재택근무에 따른 클라우드 수요 확대 등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람코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시총 기준으로 현재 세계 상장사 중 에너지 기업 비중은 약 6%에 불과하다. 정점에 달했던 2009년에는 그 비율이 10%를 넘었다.
코로나19 감염 재확대로 경제활동이 정체하면서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에너지 업체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