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소상공인이 아닌 사람도 소상공인 단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상공인계 안팎으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발의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이번 달 임시국회에 상정돼 있다.
의안은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회원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연합회 회장이 소상공인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소공연 회원 자격 요건으로 관련 법인의 소상공인 비율을 현재 90%에서 70%로 낮추고 활동 범위 요건도 완화했다.
또한 소상공인 관련 법인 등의 대표자가 소상공인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표자가 소상공인인 법인·조합 및 단체만 연합회에 가입할 수 있는 현행 요건을 개정해 다양한 소상공인 관련 법인 등이 연합회에 참여하고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단 의도다.
소상공인계는 ‘소상공인이 아니어도 법인을 대표할 수 있다’는 조항에 반발하고 있다.
소공연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대표자는 소상공인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다만 소상공인 회원을 확대하겠단 법안 목표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역시 대표자는 소상공인에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한 상태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자리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소공연은 지난달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회원 대표자 중에서 회장을 선출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삭제해 회장 자격 요건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관에 따르면 소공연 회원은 정회원과 특별회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정회원’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 △회원의 90% 이상이 소상공인인 단체 △대표자가 소상공인 등의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했다.
하지만 소공연은 정회원이 아닌 준회원(추가), 지역회원(추가), 특별회원에 해당되더라도 향후 회장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이와 관련, ‘중기부의 승인을 받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정은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간사는 “정관 개정안이 사전에 배포되지 않고 총회 당일에 배포돼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며 “총회 이후에는 절차상 문제가 있는 만큼 중기부가 이를 감안해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소공연은 중기부에 정관 변경 승인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