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반중 정서에 ‘벼랑 끝’ 화웨이…현지 인력 70% 감원

입력 2020-07-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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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매출 50% 삭감…국경분쟁 이후 입지 축소 영향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 시위 참가자가 ‘중국 제품 보이콧’이라고 쓰인 팻말을 손에 들고 있다. 화웨이가 인도 내 반중국 정서의 영향으로 인도 시장 목표 매출을 조정하고 직원을 감원하기로 했다. 뉴델리/AP뉴시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올해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고 직원을 감원하기로 했다. 인도 내 반중국 정서가 커지자 입지 축소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스는 화웨이가 올해 인도 시장 매출 목표치를 3억5000만~5억 달러(약 5982억5000만 원)로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의 7억~8억 달러에서 최대 50%가량 삭감한 수치다. 또 화웨이는 인도 내 연구·개발 분야와 글로벌 서비스 센터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직원 60~70%를 감원할 계획이다.

화웨이의 이 같은 결정은 국경분쟁 이후 인도 시장에서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화웨이와 ZTE는 인도 통신장비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도 정부가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 화웨이와 ZTE를 배제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국영 통신사인 BSNL과 MTNL에 중국산 장비 대신 자국산 장비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여기에 더해 화웨이가 인도 최대 통신사인 바티에어텔의 타밀나두주 사업을 에릭슨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5월 중순 히말라야 국경 부근 라디크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 600여 명이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이후 인도 내에는 반중국 정서가 팽배하다. 인도 국민은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고, 인도 정부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산 스마트폰 앱 50개 사용을 금지하는 강경 조치까지 꺼내 들었다. 익명의 관계자는 “2010년 화웨이가 중국 당국에 협력한다는 의혹을 받았던 때와 비슷하다”며 “상황이 그때만큼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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