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다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대폭 강화하는 등의 부동산 대책을 10일 발표한다. 다음 주 초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 7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종부세 대책은 작년의 ‘12·16 대책’에 담긴 다주택자 최고세율 4%를 6% 수준까지 높이고, 과표 기준선을 낮추거나 과표 구간을 신설해 다주택자들의 세금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종부세율은 0.5~3.2%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현행 6억 원보다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주택의 단기(1∼2년) 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세율이 인상된다.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및 폐지 또한 예고해 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여 동안 21차례나 쏟아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민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자 다시 마구잡이로 과격한 대책들을 내놓는다. 새로울 것도 없고, 국민의 주거생활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검증·분석되지 않은 졸속의 규제 일변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집 가진 사람에 대한 세금부담을 왕창 늘리고, 집 사기 위한 금융의 숨통을 조이고, 내집마련을 위한 기회의 장벽을 더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택 수요 있는 곳의 공급 대책에는 줄곧 눈을 감아왔다. 비싼 곳의 집값이 더 뛴다는 신호였다. 재건축 규제로 서울 강남지역의 공급을 틀어막아 집값이 치솟았고, 강북과 수도권까지 풍선효과가 확산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잔뜩 집값을 올려놓은 뒤 세금폭탄이다. 겨우 마련한 내집 한 채 갖고 있는 사람까지 힘들게 만들고 있다.
여당은 ‘임대차 3법’까지 밀어붙일 기세다. 전월세 신고제와, 임대차 계약 시 임대료 인상률을 묶는 전월세 상한제, 임차인의 계약기간을 현행 2년에서 자동연장할 수 있게 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그것이다. 세입자를 보호하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지만, 단기간 내 임대료의 급등과 매물 감소의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 세입자의 고통이 커지는 후폭풍이 더 우려되는 실정이다.
부동산 정책의 거듭된 실패로 집 있는 사람은 세금에 허리 휘고, 집 없는 사람의 내집마련 꿈이 멀어졌다. 전세 사는 이들의 하루하루는 더 불안하다. 청와대와 정부는 고위공직에 있는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사실상 강요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자신은 다주택자이면서 국민들에게 집 팔라고 하는 위선적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과 민심 이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의 본질과 거리가 멀고, 집값 폭등의 해법일 수도 없다. 공급을 외면한 지난 3년의 수요 억제와 집 가진 사람에 대한 징벌적 과세로 시장을 거스르기만 했던 부동산 정책의 근본부터 틀렸음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