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집값이 6‧17 부동산 대책과 곧 나올 후속 조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일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는 0.24% 뛰었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률로 서울시 전체 평균(0.1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아파트는 매매값이 한 주 새 2500만 원 뛰었다. 둔촌동 ‘둔촌푸르지오’와 길동 ‘강동 자이’ 아파트도 일주일 전보다 500만~2500만 원 올랐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 주 0.18% 상승했다. 강남구도 0.11% 올랐다.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지난달 23일자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아직까지 규제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 59.99㎡형이 최근 25억 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 원을 찍은 바 있다. 거래일은 지난달 20일로 토지거래허가제 발효(23일) 직전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이곳 일대가 토지거래허가제구역으로 묶여 매물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전했다.
송파구 대장주인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68㎡형은 최근 11억1000만 원에 팔렸다. 동일 평형의 직전 거래가인 9억1500만 원에서 2억 원가량 급등한 가격이다.
잠실동 N공인 관계자는 “잠실 주공5단지와 길 하나를 두고 있으면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비껴난 신천동 일대가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며 "잠실 파크리오 등 신천동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6‧17 후속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 강화 등 수요 억제책 외는 정부가 추가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서울 도심 내 대규모 추가 공급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의 가치가 더 부각되면서 당분간 강남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