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살아 있는 세포 '전자현미경 관찰' 성공

입력 2020-06-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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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KAIST_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경북대학교 ITA융합대학원 한영기 교수, KAIST 신소재공학과 구건모 박사과정 (카이스트 제공)
▲그래핀 액상 셀을이용한 샘플과(좌)일반 전자현미경 관찰한(우) 이후 원자힘현미경(AFM) 관찰을 통한 생존성 검증 (카이스트 제공)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경북대학교 ITA 융합대학원 한영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를 실시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다양한 세포의 실시간 분자 단위 관찰이 가능해져,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던 살아 있는 세포의 전이, 감염 과정들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소재공학과 구건모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5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6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등은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전이, 감염 과정을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미시적인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이러한 크기의 바이러스 등을 비롯해 세포와 세포를 이루는 기관들은 일반적인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광학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아 해상력이 매우 높은 전자선을 이용한,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한다.

▲일반 전자현미경기술을 이용해 관찰한 죽은 세포(상)와 그래핀 액상 셀을 이용해 관찰한 살아있는세포(하)의 주사전자현미경 (카이스트 제공)

하지만 이러한 전자현미경 기술은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매우 강력한 진공 상태가 요구되며, 가시광선보다 수천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관찰 시 세포의 구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술인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고정 작업 및 안정화 작업을 거친 표본만 관찰이 가능하다.

최근 학계에서는 사멸해 고정된 것이 아닌 온전한 상태의 살아 있는 세포등의 다양한 생체물질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분자 단위로 관찰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이 펼쳐졌다. 이에 육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개발한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응용해 전자현미경으로 살아있는 대장균 세포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재배양 시킴으로써 전자와 진공에 노출되었음에도 살아 있음을 밝혀냈다.

그래핀은 층상 구조인 흑연에서 분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얻어내는 약 0.2 나노미터(nm) 두께(1 나노미터(nm)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의 원자 막이다. 여러 분야에서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한 강도와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가지며, 물질을 투과시키지 않는 성질을 가진다. 육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그래핀을 이용, 세포 등을 액체와 함께 감싸주면, 고진공의 전자현미경 내부에서 탈수에 의한 세포의 구조변화를 막아줄 수 있음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그래핀이 전자빔에 의해 공격성이 높아진 활성 산소들을 분해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어서 그래핀으로 덮어주지 않은 세포보다 100배 강한 전자에 노출되더라도 세포가 활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육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보다 더 작은 단백질이나 DNA의 실시간 전자현미경 관찰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생명 현상의 기작을 근본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ˮ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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