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 유동성 환수”..IMF 한국전망 “충격 과하게 봤다, 전망치 수정할 여건변화 없어”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설명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완화할지 여부는 코로나19 전개상황과 그것이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명목 기준금리가 0.5%로 역대 최저수준에 와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현시점에서는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본 셈이다. 실제 그는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돈으로 인해 부동산값이 오를 조짐에 대해 경계했다.
이 총재는 “그간 진정 기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움직임”이라며 “우려의 시각으로 현재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기와 물가상황을 고려해볼 때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불기파한 만큼 자산가격을 포함한 금융시장에서의 불균형 위험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으로 대처하는 게 맞다”고 진단했다.
이례적으로 완화적인 각종 통화정책에 대해 정상화 과정을 밟을 뜻도 다시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확장적인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할 것”이라며 “적기에 유동성을 환수해 가는 노력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올 -1.2%→-2.1%, 내년 3.4%→3.0%)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한국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를 약간 과다하게 보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한 달 간의 상황변화를 지켜볼 때 (한은의) 지난달 전망치를 바꿀 만큼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수가 올 2분기(4~6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한은의 기본 시나리오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판단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저물가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 내외의 낮은 수준을 보이다 내년 이후 높아지겠지만, 한은 목표수준인 2.0%에 수렴하는 속도는 상당히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확대 공급된 유동성을 적절히 환수하지 못할 경우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구조라든가 경제주체의 행태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에도 저물가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