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통화정책 경제회복 전망될때까지 완화적..정상화방안도 미리 준비”

입력 2020-06-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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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시 금리외 수단 적절히 활용”..“생산성 주도 성장체계 구축 포스트코로나 준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요시엔 금리 이외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금융불균형 문제가 누적될 수 있다며 이례적 조치들에 대한 정상화 방안도 미리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6월12일 이 총재가 한은 창립 69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제공 =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필요시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하겠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보건위기인 코로나 사태 충격에 한은도 전례없이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이같은 조치들로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낮췄다. 미 연준(Fed)과의 통화스왑계약 체결과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달러와 원화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고,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늘렸다. 비은행 금융기관과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에 대한 대출도 결정했다.

반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 총재는 “신용의 과도한 팽창이나 자산가격 거품과 같은 금융불균형 누증이 위기를 몰고 왔던 사례를 반복해 봤다”며 “선제적인 대응으로 이번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되,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이러한 이례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는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위기로 경제구조 역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만으로는 위기 극복 이후에도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금번 위기를 계기로 탈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약화되고 자유무역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비대면 경제활동 확산은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와 4차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소득 양극화, 부채 누증 등 경제 각 부문의 불균형 문제가 더 심각해질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물적자본 축적에 의존하는 과거 성장 패러다음으로는 위기 극복 후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민간 자율성과 창의성이 활발히 발휘되도록 해 지식과 기술에 기반한 생산성 주도의 성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제 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체제 개선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개발,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과 시장개입 원칙 정립 등과 관련한 연구노력과 사회적 컨센서스를 도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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