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건설 지수는 전날 468.89로 마감하면서 지난 해 말에 비해 13.34% 빠졌다. 대책 발표당일인 지난 17일에는 0.77p(0.17%) 하락하며 457.37까지 떨어졌다.
주요 건설사들이 포함된 이 지수는 1년전만 해도 646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발주 물량이 급감했고 국내에서는 부동산 시장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대형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대체로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고 유가급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미미했다. 이에 1분기에 국내 기관투자자중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은 건설주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분 비중을 지난해 말 10.32%에서 11.79%로 확대했고 현대건설의 지분 비중도 11.42%에서 11.85%로 소폭 늘렸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대림산업의 지분비중을 12.83%에서 13.35%까지 늘렸고, GS건설의 지분 비중을 12.92%에서 13.05%로 확대했다. 코로나19로 1분기 폭락장이 펼쳐진 중에도 국민연금이 건설주들의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향후 전망에 기대감이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 역시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왔다. 현대건설의 경우 4월 이후부터 전날까지 38.75% 올랐고 같은 기간 삼성물산(30.02%), GS건설(26.58%), 대림산업(17.74%), 대우건설(20.57%), HDC현대산업개발(32.79%) 등도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7일 추가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건설사들의 주가가 또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들 업체 주가는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18일 일제히 하락했다가 다음날 반등한 후 재차 내렸다. 이번 대책으로 수요 억제가 예상되고 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주택부문 수주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건설사들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회의 대책 동안 건설사 실적은 크게 개선됐는데, 구도심 재건축은 다소 규제 되더라도 신도시 분양 등이 호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수도권 전체가 조정지역이 되더라도 현 분양의 메커니즘상 분양자체는 흥행에 성공 할 것이고 이는 건설업 실적에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할 수 있는 근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건설주들이 저평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기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34배에 달하지만 건설업은 9.04배에 불과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더라도 코스피가 0.87배인 반면 건설업은 0.65로 격차가 있다. PER와 PBR는 대표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지표로, 이 수치가 낮으면 그만큼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