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한국전쟁 70주년, 거제포로수용소의 댄스파티 영화 ‘스윙키즈’

입력 2020-06-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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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어느덧 한국전쟁 70주년이 코앞이다. 6·25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많지만 ‘스윙키즈’는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배경은 거제 포로수용소이다. 댄스, 그것도 탭댄스와 포로수용소라니…. 얼핏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작 ‘과속스캔들’과 ‘써니’를 통해 재능을 입증한 강형철 감독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전쟁에 대한 사유를 요구한다.

한국전쟁의 대역전극인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오도 가도 못한 인민군 포로, 그리고 1·4 후퇴를 하면서 붙잡힌 포로, 거기에 중공군 포로까지…. 포로 숫자는 무려 20만 명에 육박했다. 당연히 포로수용소 설치가 시급했다. 유엔군은 거제에 급히 포로수용소를 짓는다. 거제에는 세계인들의 눈이 몰려 있었다. 왜냐하면, 제네바 협약이 성사되고 첫 번째 시험대였기에 포로협약 등이 잘 준수되는지를 언론과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스윙키즈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처음에는 왜 감독이 굳이 댄스영화를 찍으면서 살벌했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지만, 영화를 보면 이러한 궁금증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가장 비극적인 시대에 가장 신나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는 감독의 의도가 느껴진다. 비틀스의 ‘Free as a bird’, 데이비드 보위의 ‘modern Love’까지 귀 호사를 누린다. 너무 심각하게 반미나 반공 영화로 비딱하게 보지는 말자. 그저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다가 눈물샘을 자극해 또 한번 어깨를 들썩이면 그뿐. 결국, 영화는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정전에서 왜 평화협정으로 가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스윙키즈
굳이 얘기하자면 나는 안보에 관한 한 보수 지향이다. 지극히 지당한 얘기지만 나라 잃고 나선 아무것도 없다. 자강(自强)이 있을 때 평화가 있다는 말을 우습게 여기지 말았으면 한다. 최근 한 단체에서 한국전 전시자 유골함을 감싼 태극 문양의 배지를 만들어 보급한다고 한다. 부디 이 배지가 한국판 ‘포피(poppy, 제1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영국인들이 가슴에 다는 양귀비꽃 문양의 배지 )’ 운동의 스타트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태극 문양의 배지 나눠주는 작업, 어디 대기업에서 협찬 안 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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