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정무위, 정유사 폭리 진실 공방

입력 2008-10-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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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의 고유가로 인한 폭리 논란이 2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국감 현장에는 정유 업계에서 나완배 GS칼텍스 사장, 김준호 SK에너지 CIC 사장,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등 정유업계의 경영진이 참여해 처음부터 긴장이 감돌았다.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었다.

조경태 의원은 "2003년부터 지난 5년간 정유사들이 휘발유 정제마진을 50% 이상 폭리 구조를 취해 왔다"며 "최근 정유사들이 고환율로 힘들다고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유업계가 설비투자를 해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하지만. 일본의 경유 정유산업 고도화 설비에 대한 확충비용은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고 생산성향상과 원가절감을 통해 해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8월 26일과 10월 20일 사이에 두바이유 가격이 46%나 떨어졌지만 국내 주유소가격은 변동이 없었다"며 "국민들과 기업이 고유가로 신음하고 있는 동안 정유사들은 폭리구조 속에 이속만 차려왔다"고 질타했다.

조 의원은 "휘발유는 리터당 300원 경유는 450원이 더 내려가도 정유사가 일반 기업들의 이익률 이상 수준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업계가 얘기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정제마진이 떨어지지도 않고 유가와 정제마진도 상관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도 "4대 정유사들이 지난해 순이익이 3조4000억원이었고 고유가로 올 상반기에만 3조4000억원의 이익을 거둬 이미 지난해에 버금가는 순익을 냈다"며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국제 기업활동과 경쟁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과는 달리 정유사는 경쟁 무풍지대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어 왔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직원평균 임금도 상여금 등을 제외하고서라도 GS칼텍스의 경우 9123만원, SK에너지의 임원의 경우 8억원, 에쓰오일도 성과급으로만 1600%를 지급한 것은 경쟁이 없으니 돈을 지급해도 된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공정위는 정유업계가 담합이 용이한 구조와 실질적 경쟁도 제한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도 5월 정유업계의 가격결정과정 투명성 결여돼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일본은 1994년~1999년까지 석유제품 시장 자유화를 지향한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휘발유와 경유가 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1997년 석유 자유화를 했다지만 국내는 수입 휘발유도 없다. 저질 수입 휘발유를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입김이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정유사와 주유소간에 계약서를 보면 특정정유사로부터 전량, 사후정산 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것이 무슨 경쟁이겠는가"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특별 단속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무위는 정유업계에 대해 필요하다면 국정조사와 특위까지 구성해 명확한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유가가 인상되면 정제마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 처럼 유가가 폭락한다면 경제마진이 낮아진다. 일정기간을 놓고 봐야 하고 정유사도 제품을 수출에 기여하는 기업임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경쟁의 무풍 지대가 아닌 경쟁 구도속에서 정유사도 영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이 1.5%에 머물고 있지만 국내 석유 수입업자가 90개다. 저질 휘발유 단속은 수입업자들이 온갖 무자료 거래 등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유업계는 상반기에만 200억달러를 수출했고 연말까지 350억달러 수출한 외화에도 일조하는 기업이다"며 "수출을 위해 10조원 투자가 완료되는 2012년이면 최대 수출업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완배 GS칼텍스 사장은 "정유업계도 국내 경제를 감안해 필요한 검토를 하겠다. 지금 정유업계는 국내시장이 공급과잉 상태라 50%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임을 양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나 사장은 "정유업계는 국내에도 경쟁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경쟁을 시장에서 하고 있다. 원유가격은 국제시장에서 결정되는 구조다. GS칼텍스 경우 이익보다도 투자금액이 더 많다. 시정할 점은 시정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용호 공정거래 위원장은 "석유제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점 감시업종으로 선정해 면밀히 검토중이며 조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불공정 행위에 대해선 단연코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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