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주가 상승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K-바이오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기술력 입증에 이어 유통주식 수 늘리기까지 진행하며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총 8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중 파멥신, 제테마, 오스테오닉, 퓨쳐켐, 레고켐바이오 등 5개 기업이 제약ㆍ바이오,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세 곳의 기업에서 무상증자를 진행했는데, 바이오 기업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무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이달 1일 보통주, 전환우선주 1주당 1주(100%)를 배정하는 무증을 공시한 레고켐바이오는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3만3483원에 마감한 데 이어 11일 장중 최고 6만4715원을 찍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공시 직전일 종가(2만5776원)와 비교하면 11일 만에 150% 넘게 올랐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2건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도 유통주식 수가 낮아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고, 무상증자까지 진행하며 상승 폭을 더한 셈이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인 (CEVI-319, CEVI-500)에 대해 기술도입 계약 체결을 밝히며 권리락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제테마도 무증을 공시한 11일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파멥신, 오스테오닉도 비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무상증자 카드로 주가 부양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무상증자는 잉여금을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으로 옮기는 형태를 의미한다. 통상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걸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어 실적이 좋지만, 주가가 부진한 기업들이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하곤 한다.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최근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무상증자 역시 유통주식 주 증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로 실제 보유한 자산의 총 가치는 변함이 없어 자본총계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무상증자는 파이프라인 가치를 주가에 반영하려는 시장의 요구사항을 기업에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