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최후 승자는 IT 공룡들…M&A 건수 5년 만에 최다

입력 2020-05-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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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 5곳, 올 들어 19건 M&A 발표 -두둑한 현금에 빅딜 자신감...코로나발 재택대피 등 이용자 행동변화 최대 수혜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봉쇄로 파산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지만, IT 공룡들은 수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닷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 대기업 5곳은 올해 들어 26일까지 총 19건의 M&A를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이후 5년 만의 최다 건수다.

올해 이들 IT 공룡의 M&A 행보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인도 최고 부호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통신업체 릴라이언스지오 지분 9.99%를 57억 달러(약 7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해외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또 페이스북은 이달 초 이른바 ‘움직이는 짤방(움짤)’으로 불리는 GIF 사진 전문 검색엔진 업체 기피(Giphy)를 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산하 인스타그램의 이미지 라이브러리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피가 연간 매출이 약 1900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은 그 금액의 20배를 주고 기피를 손에 넣은 것이다.

아울러 IT 대기업들은 음식배달, 자율주행차량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기술 등 신흥 부문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했다. 아마존은 자율주행차량 스타트업 죽스(Zoox) 인수를 위한 사전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죽스의 기업가치는 약 32억 달러로 평가됐다. 인수가 성사되면 아마존의 첫 자율주행차량 기업 인수가 된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는 코로나19로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음식배달 부문에서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다. 현재 우버이츠의 경쟁사인 그럽허브와 인수 논의 중이다.

우버는 이달 초 미국 최대 전동킥보드 대여업체 라임 지분 16%를 8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2년 안에 라임 전체 지분을 인수할 권리도 확보했다.

FT는 IT 대기업들이 2001년 닷컴버블 붕괴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이전 경기침체기에는 M&A에 소극적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정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자드자산운용의 존 그누스 테크 M&A 자문은 “금융위기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IT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으로 이들의 현금이 미국으로 들어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IT 기업들의 금고가 두둑해지면서 공격적인 M&A에 나설 태세가 됐다는 것이다. 5개 IT 대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시점에 총 5600억 달러였다.

로펌 심슨태처의 애티프 애저 파트너는 “페이스북의 지오 지분 인수 외에도 IT 대기업들은 게임에서 클라우드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 확보에 주력했다”며 “이들이 사들인 기업은 현재의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봉쇄 조치나 재택근무 등 장기적인 행동 변화로부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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