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움츠렸던 미국 IPO 시장 기지개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IPO를 중단했던 기업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레피니티브 조사 결과, 지난 2주간 6개 기업이 미국 증시에 IPO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월 전체 신청 건수보다 많은 것으로, 주춤했던 IPO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보험 비교 플랫폼인 셀렉트쿼트(SelectQuate)는 지난 20일 IPO로 5억7000만 달러(약 7100억 원)를 조달해 2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가도 거래 첫날 35% 상승한 채 마감하며 IPO 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 조짐을 반영했다. 이밖에 온라인 자동차 직거래 업체 브룸(Vroom)과 핀테크 제공업체 시프트포페이먼트(Shift4 Payments) 등도 IPO에 이름을 올렸다. 관계자들은 다른 대기업들도 IPO 행렬 가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아브라힘자데흐 씨티그룹 북미 시장 공동 책임자는 “IPO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특히 성장주가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2개월 동안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 충격으로 IPO 계획을 철회한 것과 대조된다. 코로나 확산세가 가팔라진 3월 주가가 폭락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IPO도 개점 휴업 상태에 접어들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34개 기업이 IPO를 통해 90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2016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경제 재개 조짐과 함께 주식시장 변동성이 줄어든 것도 IPO 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인 S&P500의 변동성 위험을 나타내 ‘공포지수’로 통하는 빅스지수는 30 아래로 떨어졌다. 여전히 높지만, 코로나 충격이 몰아친 3월 85까지 치솟은 데 비하면 많이 낮아진 것이다. 변동성이 안정을 찾은 상태에서 최저 수준의 금리 환경이 자본의 증시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들이 IPO에 적극적인 것도 온기를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다만 과거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 IPO에 뛰어든 반면 최근에는 바닥난 곳간을 채우기 위한 목적이 더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은 1·2분기 매출 감소를 겪으면서 현금 고갈에 직면한 상태다.

18일 IPO를 신청한 브룸은 자본이 부족해 이번 달 인력의 30%를 무급휴직 보냈고 남은 인력도 임금 삭감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12억 매출에 1억40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브룸은 5월 현재 자본이 1억6000만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네일 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자본 시장 분석가는 “에어비앤비처럼 IPO가 예고됐던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 여파로 민간 자금을 동원했는데 곧 흐름이 변할 것”이라면서 “IPO가 예상보다 더 빨리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