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글루미(Gloomy)’ 경제 우려...통화정책 기조 유지 방침 재확인

입력 2020-05-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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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FOMC 회의록서 코로나19에 따른 전망 악화 드러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파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암울한 경제 전망이 주를 이뤘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 전망을 묘사하면서 ‘심각한’이라는 단어를 8번, ‘비정상적’이라는 말은 4번 사용했다.

위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단기적인 경제 활동을 짓누를 뿐만 아니라 중기적으로도 상당한 위험과 엄청난 불확실성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급속한 회복을 이룰 수 있다는 일명 ‘V자형’ 경기 회복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원들은 물가가 목표치인 2%로 올라서고 실업률이 코로나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연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상치 않자 3월 두 차례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의사록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 경제에 영구적으로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면서 “정부가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4월 FOMC에서 이른바 ‘수익률 곡선 제어(Yield Curve Control·YCC)’ 정책이 거론된 것도 주목된다. YCC는 특정 채권금리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그 이상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무한대로 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경기부양을 위해 도입된 바 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단·중기 채권 금리 제한은 연준이 제로금리를 오래 유지하도록 하는 매우 강력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경제 재가동이 본격화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의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위원들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추가 발병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실질성장률이 감소하고 실업률이 치솟고 내년도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은 다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재정 안정성을 지적하는 위원들도 있었다. 기업과 가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재정 안정성 우려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특히 은행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면서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제한해 은행권의 자본을 강화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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