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두 오너의 만남… 배터리 넘어 재계 협력범위 확대

입력 2020-05-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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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추구 삼성-현대차 차세대 오너… 과거 악연 넘어 협력 구축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이번 회동은 배터리 협력을 넘어 재계 전반으로 사업 협력 관계를 넓힐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과 1970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실제로 친분이 두터워 사석에서는 호형호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특히 두 그룹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 초청 행사 등에서는 주요 그룹 총수로서 동석한 적은 있지만, 삼성과 현대차의 차세대 총수로서 협업을 논의하는 자리는 전무했다. 양사의 주력 분야가 전자, 자동차로 다른 만큼 대대적인 협업에 나선 적도 없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3세대 경영인 간 본격적 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관계는 1990년대 후반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협력보다는 갈등 쪽에 가까웠다.

이후에도 이 부회장 주도로 삼성전자가 2016년 12월 약 9조 원을 들여 자동차 전장 회사인 하만을 인수하자 현대차는 신차 일부의 JBL·렉시콘·하만카돈 등 하만의 카 오디오를 다른 브랜드로 바꾸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삼성이 완성차에 뛰어들었을 때 다양한 직종에서 인력 유출을 겪어 불편한 심정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 등 3세 경영인은 실리를 추구하는 공통점이 있어 앞으론 협력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삼성의 반도체나 5G네트워크 기술과 협력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 역시 배터리 외에도 하만의 전장사업이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현대차와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필요하다.

삼성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삼성은 국내 기업을 대표할뿐더러 각각 완성차와 부품이 주력인 만큼 협력이 필요하다"며 "두 부회장이 만난 것도 향후 발전적인 관계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써보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회동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과도 관련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와 함께 미래차를 3대 신성장 산업으로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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