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자체 소화로 해운업체 실적에 타격…"운임인하 압박 가능성도 있어"
다만 해운업계는 포스코의 이번 결정이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포스코는 8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물류업무를 통합해 운영하는 법인을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태스크포스를 꾸려 물류 자회사 설립을 논의해왔다.
포스코그룹의 물류 업무 통합운영안은 그룹사별 물류 기능, 조직, 인력을 하나로 합치고 계약 관리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포스코의 물류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 박태준 회장 당시 거양해운을 인수했지만 5년 만에 한진해운에 매각했다. 2009년에는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시도하는 등 재진입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포스코는 법인 설립이 해운업, 운송업 진출과는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물류 고도화, 전문화, 스마트화를 위한 것이며 운송사ㆍ선사ㆍ하역사 등 기존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과 거래 구조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해명에도 해운업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자회사가 해운사로부터 통행세를 걷어가고 운임 인하 등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사례를 참조해 다른 대량화주도 해운물류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물동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하면 해운업체 실적에 타격을 미친다.
포스코는 한 해 약 8000만 톤(t)의 원료를 수입하고, 철강제품 1000만t가량을 해외로 보낸다. 물동량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3조 원에 달한다.
자회사 설립을 막기 위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지난달 청와대 및 정부와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7일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사외이사들에게 자회사 설립계획을 전면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영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상무는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경우 매출은 높지만 일자리 창출효과가 거의 없다”며 “우리나라 해운물류산업 재건을 위해서는 대량화주와 해운물류업계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