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종 제안’ 언급하며 韓방위비 증액 압박...트럼프 “한국 합의 감사” 쐐기

입력 2020-05-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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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접견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미국이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관련,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기정사실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7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은 13억 달러(약 1조5900억 원)이며 ‘최종 제안’이라고 밝혔다.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50억 달러와 비교하면 꽤 합리적인 수준으로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너무 많이 내렸다”며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나. 아무것도 안 했다”라고 주장하며 요구액을 낮춘 데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미국이 최종 제안이라고 밝힌 액수는 지난해 10차 협정의 한국 분담금 총액 대비 약 50% 인상된 수치다.

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한국이 5년 단위의 다년 협정을 맺을 경우 5년째 되는 해에 지불하게 될 최종 금액을 산정해 13억 달러를 책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공개 석상에서 한국이 상당한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증액을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접견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하던 도중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나는 매우 부유한 나라들을 우리가 공짜로 또는 거의 돈을 받지 못한 채 보호하고 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한국이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3월 말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표류해 왔다.

이후 미국은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며 압박을 이어왔지만 한국 정부가 추가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쉽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잠정 합의안보다 많은 액수를 최종 제안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제임스 앤더슨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부차관 지명자도 이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관련, 공평한 분담을 강조하며 한국의 증액을 압박했다.

앤더슨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진화하는 전략 환경에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 더 공평한 비용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더슨 지명자는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미군 주둔은 우리 동맹들의 위협과 능력,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조정되는 것”이라면서 “내가 인준을 받는다면 한반도의 미군 주둔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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