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로 찌르는 듯한 따끔한 통증과 전기에 감전된 듯한 찌릿함과 화끈거림, 쓰라린 피부 통증이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신경계 통증질환인 대상포진은 어릴 적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 뿌리에 잠복해 있다가,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면 활성화되어 신경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과거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전형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피로, 과식,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젊은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일반적으로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3~4일 전에 전구증상이 찾아온다. 전구증상으로 감기몸살과 같은 전신 근육통, 전신 피로, 오한, 두통 등이 나타나며, 이후 몸의 특정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초기에는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신경이 분포된 우리 몸 어디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가장 흔하게 침범하는 신경은 ‘흉추 신경’이다. 실제 50% 이상의 환자들이 허리나 가슴에 대상포진이 발생해 전구증상으로 등 결림 및 가슴 통증을 겪는다.
뇌신경에 침범하여 두통과 안면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약 15% 정도이며, 안면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에 침범하는 경우에는 귀의 통증과 안면마비가 동반될 수 있다. 목 신경에 발병할 경우 목 디스크나 경추협착증으로 인한 통증과 비슷한 통증이 느껴지고, 허리 신경에 발생 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통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척주질환들과 대상포진의 증상을 잘 감별해야 한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피부 수포를 피부질환으로 여기고 넘기거나 통증을 참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대상포진의 피부 발진은 신경뿌리에서 발생한 염증이 피부에 드러나는 신경계 질환이며, 발진이 사라지더라도 손상된 신경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산통과 비슷하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큰 고통이 수반되고 쉽게 완치되지 않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만성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50세 이상의 고령 환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이 특히 높아,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는 적극적인 초기 치료에 나서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을 위해서는 발진 확인 후 항바이러스 복용과 함께 대상포진이 발생한 신경에 염증을 줄여주는 신경뿌리 주사 치료를 초기부터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찬 김찬병원 대표원장은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질병이므로 피부과 치료보다는 신경뿌리 치료로 접근해야 하고,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충분한 휴식,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50세 이상 고령자는 대상포진 발병률을 50% 정도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미리 접종할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