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나라 다시 열어야”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약 1개월 만에 외부 일정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열린 미국 원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백악관이 코로나19 감염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의 ‘2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활동 재개가 핵심이며, 여기에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최전선에서 이끌어 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이 참여하는 백악관 태스크포스(TF) 해산을 추진하는 것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경제 재개가 더 많은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경제 재개를 하면) 병에 걸린 사람, 중증이 되는 사람도 나올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미국의 활동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 조만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민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방문한 하니웰인터내셔널의 개인보호장비 공장 시찰 중에도 그는 “미국의 경제적 피해가 너무 커서 장기 휴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민에 대해서는 “외출할 때 스스로를 ‘전사(戰士)’라 생각하라”며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미국인들의 깊은 우려를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이렇게 말해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국민에게 혼란을 준다”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밤 방송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제 재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 경제 활동 중단은 지금까지 내가 내려야 했던 결정 중 가장 큰 것이었다”며 “사망자는 늘어날 것이다. 백신 유무에 관계없이 바이러스는 확산할 것이나 우리는 평상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고난이 따르더라도 경제 재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처럼 강력한 경제 재개 의지에 대해선 논란이 거세다.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이 정점을 지났다고는 해도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성급한 정상화가 또 다른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앞서 존스홉킨스대는 6월 1일부터는 미국 내 하루 사망자가 300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잘못된 모델”이라고 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발 우려가 있는데 백악관 TF를 해산할 때가 맞느냐”는 질문에 “향후 5년 동안 미국을 폐쇄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재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