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채무불이행을 우려하면서 대규모 대손충당금 확보에 나섰다.
대손충당금은 특정 채권이 부실화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될 때 해당 금액을 처리하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는 자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9개 주요 은행은 악성 대출의 디폴트에 대비해 총 325억 달러(약 39조 원)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했다.
뒤를 이어 유럽의 주요 13개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늘렸다.
이에 시장에선 코로나19발 위기가 전 세계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별 마련 규모에 따라서 예상 피해 분야와 그 규모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은행들은 유럽 은행보다 수익성이 높지만, 석유ㆍ가스 기업 관련 대출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 차이가 있다. 아울러 유럽에서는 HSBC홀딩스와 바클레이스가 가장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내 기업들이 자금 조달 시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역내 은행들도 회계 기준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해 줄 것을 권장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대손상각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500억 달러(약 61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대손상각액은 작년 동기보다 350% 늘어난 250억 달러(약 30조 원), 유럽 은행들은 270% 늘어난 160억 달러(약 19조 원) 수준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