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美 대선] 불붙은 우편 투표 확대 공방

입력 2020-05-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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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유행 우려 속에 민주당 확대 주장…트럼프는 부정선거 위험 이유로 반발

▲미국 위스콘신 주 제인스빌의 한 쇼핑몰에서 방독면을 쓴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제인스빌/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일정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민주당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취소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초 4월 28일 뉴욕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민주당 대선 경선은 6월 23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경선 자체를 취소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주 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 측 위원들이 실질적 의미가 없는 예비선거를 열기엔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선이 여섯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2차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CNN 방송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올해 미국 내 코로나19 2차 유행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나는 그것이 돌아올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1월 대선을 앞두고 논의되고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우편 투표 확대’다. 우편 투표 확대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던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에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3월 통과된 2조2000억 달러(2692조 8000억 원) 규모의 3단계 경기부양책에 우편 투표 확대를 위해 40억 달러를 배정하려 했으나, 결국 불발됐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투표소 투표를 고집한 위스콘신주의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해 “전면적인 우편투표 방식으로 진행했어야 한다”며 “유권자가 투표소에 직접 가는 방식은 택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편투표와 관련해 “미친 짓”이라며 “만약 여기 동의한다면 공화당이 이 국가에서 선출되는 것을 결코 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은 주(州) 전체에 걸친 우편투표 문제에 관해 매우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유권자 사기와 관련한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무슨 이유가 됐든 공화당에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주된 반대 이유는 우편투표를 대폭 확대할 경우 허위투표 및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과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늘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투표 현장을 찾기 힘든 노령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편 투표 확대가 꼭 민주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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