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종상향금지 원칙 적용
검찰의 약식명령에 불복한 피고인 요청으로 이뤄진 정식 재판이 다른 사건과 병합·심리되더라도 분리선고 해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사기, 상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10월 주점에서 음식을 먹고 돈을 내지 않아 사기, 상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해 9월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A 씨는 2018년 11월 폭행, 모욕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며 검찰은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며 지난해 9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2심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폭행 혐의 사건은 피고인만이 정식 재판을 청구한 것인 만큼 형종상향금지의 원칙에 따라 각 죄에 대해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폭행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사기 혐의 사건과 병합·심리해 경합범으로 처단되더라도 징역형을 선고해서는 안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