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 용인정 바닥 표심, 20대 김범수 지지 “안보가 문제” vs 70대 이탄희 지지 “사법부 가장 정체”

입력 2020-04-14 13:58수정 2020-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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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미래한국 전 발행인 행보 겨냥… 김범수 “급하니 색깔론 들고나와”

▲9일 오후 보정누리에뜰사거리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신경민·표창원 의원이 용인정에 출마한 이탄희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은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이탄희 후보, 표창원 의원, 신경민 의원.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21대 총선 경기 용인시정 지역구 양상이 선거 막판까지 그야말로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사법개혁의 신호탄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역일꾼론을 자처하는 김범수 미래통합당 후보 간 팽팽한 접전 양상이다. 특히 이 후보(3040 지지세)와 김 후보(20대, 5060 지지세)를 지지하는 세대별 여론조사 결과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밑바닥 표심이 눈길을 끈다.

앞서 경인일보·알앤써치가 지난 4~5일 용인정 유권자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무선 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ARS) 방식·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응답률 9.8%)를 보면 이 후보가 43.3%, 김 후보는 43.4% 지지율을 기록했다. 불과 0.1%포인트 격차로 초접전 형국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엇보다 연령대별 지지세 차이가 확연하다. 김범수 후보는 18세 이상 20대에서 41.9%, 50대에서 49.1%, 60세 이상에서 60.2%의 지지를 얻은 한편, 이 후보는 30대(57.7%), 40대(61.8%)에서 많은 선택을 받아 김 후보(33.9%, 30.8%)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후보는 젊은 층 표심 전략에 대한 이투데이의 질문에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30대, 40대에서 뒤지고 50대에서 앞선다. 또 20대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30대의 경우, 인물보다 당을 보고 뽑는 반면, 20대는 편견이 없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대는 편견 없이 문제는 문제로 보고 현 정부의 많은 실정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느냐”며 “소위 말하는 ‘대깨문’(극성 대통령 지지자), 이러한 분들은 아무리 잘못해도 문재인 정부 좋게 본다”고 부연했다.

보정누리에뜰사거리에서 이투데이가 만난 20대 초반의 남성은 “집에선 다 김범수 후보를 지지한다”며 “지역 일에 관심 많은 김 후보의 공약 중 GTX 관련 내용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소신을 말했다. 지역일꾼론을 자처하는 김 후보는 경찰대개발사업 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구 출마 이전부터 지역 현안에 기여했다는 점을 밝혀왔다.

이어 20대 남성은 지역구 현역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안보 문제로 좋아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동행한 또 다른 20대 남성 역시 “정당 특징으로 김범수 후보를 지지하며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 남성은 취재진이라고 미리 밝혔음에도 불구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견제하기도 했다.

▲21대 총선 경기 용인시정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범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9일 오후 보정누리에뜰사거리에서 집중 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반면 이탄희 후보 역시 젊은 층 표심을 묻는 말에 “사회를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했다는 점을 좋게 봐주신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용인정에 10년 거주한 30대 후반 여성은 “이탄희 후보는 정직하고, (지지하는 이유로) 사법농단(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을 알린 인물)이 제일 크다. 육아하는 입장에서 이탄희 후보의 n번방 발언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탄희 후보는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을 주장하며 ‘판사 블랙리스트’를 처음 폭로한 인물이다. 이 후보는 또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N번방 사태와 관련해 양형개혁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용인정에 6년 거주한 70대 남성은 이탄희 후보를 지지한다며 “정의를 세워야 한다. 예전에는 보수였지만, 후회를 많이 한다. 기성세대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멀리 봤음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사법부가 제일 정체돼있다”며 “바꿀 건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역구 현역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한국 대표를 역임한 김범수 후보의 ‘일베가 대한민국을 지배한다’는 발행물을 게시해 화력을 더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상대방에서 급하니 색깔론을 들고나온다”며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다.

표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50%가 넘는 지지율로 압승을 거둔 지역구 현역으로 불출마해 이탄희 후보를 지원사격해왔다. 이 같은 표창원 효과로 이탄희 후보가 초반 기세를 잡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여론조사 결과는 0.1%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용인정 표심은 안갯속이다.

김범수 후보는 이투데이에 “표창원 후보의 불출마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표 의원은 불출마해) 새로운 꿈을 갖고 더 나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출마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결국 지역에 뿌리를 못 내리신 것”이라며 “중앙에 치중하느라 지역 현안을 못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 입법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단단한 기반이 없으면 소신 있게 일 못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명함의 가장 앞면에도 썼듯 용인 지역 주민들과 많은 일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지난 9일 이 후보 지지 유세에서 “사실 저는 백 번 엎드려 사과드려도 부족하다. 불출마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동네 아이가 희생되어 발의한 ‘해인이법’도 4년 내내 통과하지 못했다. 어머니들이 무릎 꿇고 호소해도 (야당이) 발목 잡고 통과를 안 시켰다. 그 법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여당 반대를 위해서란다. 이런 국회, 반성하고 책임지기 위해 불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저보다 강하고 젊은 이탄희를 모셔왔다”며 자신이 완수하지 못한 과제를 이 후보가 이룰 것이라고 내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신경민 의원 역시 ‘표창원 효과’를 내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분이 표창원을 사랑해준 것처럼, 이탄희의 손을 잡고 이 나라의 사법 정의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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