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몰린 두산… 밥캣·인프라코어 매각까지 나서나

입력 2020-04-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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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도 (자료제공=한국신용평가.)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국책은행에서 1조 원을 수혈 받은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냈다. 이번 자구안에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지분 매각과 두산중공업의 일부 사업부 매각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구안의 자산 현금화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매각까지도 결단을 해야 할 처지까지 몰리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전체 차입금 4조9000억 원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4조2000억 원에 이른다. 채권단의 1조 원 지원과 자체보유현금 4000억 원과 수출입은행의 약 6000억 원 외화공모사채 대출 전환 지원 등을 합쳐도 부족하다.

두산그룹은 전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전달했다.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인 두산솔루스와 그룹 내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두산퓨얼셀 등을 비롯해 두산건설, 두산메카텍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두산중공업의 해수 담수화 사업, 플랜트 사업(두산메카텍), 원자력BG의 주단조 사업 등도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는 약 8000억~1조 원 규모다. 또 두산메카텍의 기업가치는 2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제시한 계열사들과 사업부들의 매각이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두산솔루스의 경우도 사모펀드에 매각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되면서 공개매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두산건설 역시 업황이 좋지 않아 매입에 나설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채권단은 내부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지분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은 정부지원 자금을 갚을 만한 규모가 될 수 없다는 평가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이 제시한 계열사들은 매각된다고 하더라도 차입금 축소에 소폭 도움은 되겠으나 유동성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단이 자구안을 다시 세우라고 통보한다면 두산으로서는 마지막 고육책으로 밥캣과 인프라코어의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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