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노동시장 코로나19 충격 현실화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 결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준 노동시장 충격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 수(15만6000명)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만1000명 증가한 것에서 잘 드러나 있다.
실업급여 신청 증가는 실업급여 처리 업무일이 전년보다 2일 늘고, 지난달 확진세가 본격화된 코로나19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분석이다. 특히 고용부는 전년보다 추가된 신규 신청자의 1만7000명이 코로나19발(發) 신청분으로 추정했다.
앞서 2월 실업급여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 영향은 아직 없다고 분석한 고용부가 지난달에는 코로나19가 노동시장에 충격을 줬음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인 고용 타격을 가늠할 수 있는 2월보다 신청자 수가 4만9000명 늘고, 이로 인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8982억 원)이 한 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실업급여는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실업자의 생활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최단 4개월, 최장 9개월 동안 주는 돈(최대 월 198만 원)으로 퇴사일 기준으로 이전 18개월 근무 기간 중 최소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퇴직자가 신청 대상이다. 단 정년퇴직, 정리해고, 권고사직, 계약기간 만료 등 비자발적인 사유여야만 지급받을 수 있다.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비자발적 사유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실업급여 통계가 경기 후행 지수라는 점에서 4~5월 코로나19발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4월부터 본격 반영돼 직장을 잃은 실직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키우면서 채용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날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의 채용공고 등록 건수는 전년보다 32.7% 감소했다. 통상 3월은 가장 활발하게 채용이 진행되는 시기다. 등록 건수 감소세는 코로나19 확산이 가시화한 2월(-15%)보다 더 확대된 것이다.
2월에는 고용시장에서 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빈 일자리’ 수(통계청 통계)가 2011년 8월(6만4377명) 이후 가장 큰 폭(6만3318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일자리 수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경영 여건이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채용 시장 영향은 올해 하반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고용의 경우 경제 위기 영향이 당장 반영되기보다는 1∼2분기 정도 뒤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주가) 버티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영향이 오는데 코로나19의 경우 1∼2분기 정도 뒤인 3분기 말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