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플래츠 보고서…"정유제품 수요 감소 4~5월 가장 심할 것"
글로벌 정유사들이 최근 일주일 새 생산량을 10% 넘게 줄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유제품 수요가 줄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동률을 조정한 결과다.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글로벌 정유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지난 일주일간 글로벌 정유사들의 감산 규모가 일간 1400만 배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간 평균 생산량이 약 1억 배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 넘게 줄인 셈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정기보수와 가동률 감소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제2공장 정기보수를 내달 22일까지 정기보수를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공장 가동률을 85%로 낮췄고 현대오일뱅크도 90% 수준으로 조정했다. GS칼텍스도 정기보수를 앞당겨 지난달부터 하고 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가동률 조정에 나선 것은 제품을 만들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관련 제품의 수요가 줄고 있는 동시에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재고 관련 손실 규모도 커졌다.
이런 중에 정유사들의 '역마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0.7달러로 집계됐다. 3월 셋째 주 이후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시설은 100% 돌아가야 효율적인 구조인데 가동률을 줄이려면 그만큼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수요가 개선되거나 산유국에서 대폭적인 감산을 하지 않는 이상 이 경향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정유 제품 수요가 25%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S&P 글로벌 플래츠는 수요 감소의 영향이 가장 심한 시점으로 4~5월을 꼽았다. 이 시기 정유제품의 수요 감소 폭을 일간 1600만 배럴에서 최대 2500만 배럴로 추산했다.
그나마 OPEC+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협의체)가 내달 1일부터 6월 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합의한 것이 호재이긴 하지만, 그마저도 수요 감소 폭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중의 국내 정유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당장 1분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의 영업적자 규모가 2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며 "수요가 회복되고 하반기는 돼야 전환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