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 잔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많은 가정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상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트러블이 발생하며 아이와 부모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것.
특히 일부 부모들은 밖에서는 얌전하고 예의 바른 우리 아이가 집에서는 돌변해 분노를 쏟아낸다며, 더 엄하게 가정 교육을 진행해야 할지 사춘기라고 여기고 기다려야 할지 의문이라고 호소한다. 이 같은 문제가 장기화 되고 있다면 청소년 화병을 의심해야 한다.
밖에서는 천사 같은 아이가 오직 가정에서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청소년 화병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 원활하지 않은 교우 관계 등 그 원인은 다양할 수 있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이런 요인들로 쌓인 화가 배출되지 못하고 누적되다가 결국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수준으로 터져 나온다는 점이다. 이 같은 청소년 화병을 우리 신체와 장기 기능에 집중해서 본다면 심열증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심열증이란, 스트레스와 울화가 가슴속에 쌓여 심장이 과열되는 증상으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 우리 자율신경계는 신체를 조절하는 부교감신경과 감정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함께 작용하며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때 극심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과하게 활성화시키면 심장박동을 증가하게 해 심장이 과열상태에 이르는 것이 심열증이다. 이처럼 과로한 심장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돌 덩어리가 들어 있는 듯한 화병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화병은 뜨거운 심장에 냉각수를 끼얹듯, 이를 진정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과열된 심장의 열을 내리고 감정 조절 능력을 되찾아주면 화병과 함께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자연스럽게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은 “청소년 화병은 사춘기로 인한 감정 기복과 혼동하기 쉬워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자녀가 짜증스러움을 넘어 스스로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청소년 화병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청소년 화병의 한방 치료는 환자의 체질에 따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므로,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함께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